살다보면 그런 날이 온다.
다 버리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고,
가던 길을 그냥 가기에는 왠지 억울한 순간.
‘이렇게 살 수도, 이렇게 죽을 수도 없는 나이’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그런 날.
꼭 그렇게 절박함이 목까지 차오르지 않아도 괜찮다.
방향타도 없이 떠밀려 온 속도전에서 벗어나 느리게 숨 쉬고 싶을 때,
짧지만 짜릿한 일탈을 꿈꿀 때,
길 위의 자유 그 불온한 냄새가 그리워질 때,
당신은 어디로 향하는가.
공간의 이동이 삶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아는 당신,
몰래 품어온 이름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