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4년 만에 인상 전망
의회·시민 의견 들은 뒤 시기 결정
서울지하철도 200원 인상 검토
수도권 시내버스 요금이 올해 안에 일제히 인상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현재 1200원(성인 카드 결제 기준)인 시내버스 기본요금을 200~300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도와 인천시도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서울과 같은 폭으로 올릴 전망이다. 이르면 이달 말 서울 시내 택시요금 기본료가 3800원으로 오르고, 서울 지하철도 요금 인상을 추진 중이라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경기도·인천시는 최근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 조정 회의’를 열고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협의했다. 이 회의에는 대중교통 담당 실무자들이 참석해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동시에 추진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수도권 시내버스 요금은 보통 3년마다 100원~150원씩 동시에 올라왔다. 가장 최근에 인상한 것은 2015년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스요금 인상을 내부 검토 중인 게 맞다”면서 “성인 기준 200~300원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경기도가 버스요금 인상을 결정하면 서울시도 따라간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경기도 측이 서울시에 “요금 인상 보조를 맞춰 주면 좋겠다”고 했고, 이에 서울시 측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시 관계자 역시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요금 조정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수도권은 시민 형평성 등을 고려해 동시 인상하는 게 합리적이다”는 말이 오갔다고 한다.
경기도는 올 7월 52시간 근무제가 버스 업계에 도입되면서 인건비 부담 때문에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버스업계가 부담하는 인건비는 한해 33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인천시는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경기도에서는 민간업체가 시내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준공영제란 지방자치단체가 버스업체의 적정 수입을 보장해주는 대신 노선 변경이나 증차 등을 관리·감독하는 제도다. 서울·인천시의 시내버스 기사는 1일 2교대(9시간씩)로 일한다. 하지만 경기도는 격일제로 근무해 주 68시간을 근무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적정 인상 요금을 산출한 용역 결과가 다음 달에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중앙포토]
시내버스 요금 인상 폭과 시기는 각각 시의회와 시민 의견 청취 등의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인상액과 시기를 확정하는 과정이 보통 6개월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상 시기는 고민 중이다. 이달 말 택시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고, 서울교통공사 채용 의혹 등으로 서울 교통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도 올해 안에 1250원(성인 편도 카드 결제 기준)인 기본요금을 200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3년간 1조원대 영업적자로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어서다.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대중교통센터장은 “52시간 근무, 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시민에게 부담을 주는 요금 인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정부와 지자체 업계가 대중교통 운영 효율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