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매일 한잔 정도의 커피는 만성콩팥병 발병 위험을 24%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콩팥병은 단백뇨가 있거나, 콩팥 기능이 정상의 60% 이하로 떨어졌을 때를 말한다. 둘 중의 하나만 해당해도 콩팥병이다. 단백뇨는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상태로, 간단한 소변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콩팥 기능이 90% 이상 상실되는 말기 상태가 되면 투석치료와 이식이 필요하다.
연세의대 신장내과 한승혁 교수팀은 한국 유전체·역학연구에 참여한 성인 중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었던 40∼69세 8천717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만성콩팥병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medicine)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조사 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52.8%가 매일 한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또 최단 5.9년에서 최장 11.5년의 추적관찰(중간값 11.3년) 기간에 전체 대상자의 9.5%가 새롭게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만성콩팥병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다른 음식 등의 요인을 배제하고 커피 섭취와의 연관성만 평가했다.
이 결과 커피를 하루 한 잔씩 마신 사람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에 견줘 만성콩팥병 발병 위험이 24%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경우도 만성콩팥병 발병 위험이 20% 낮았지만, 하루 1잔만큼의 효과에는 미치지 못했다.
매일 커피를 마신 사람에게서는 만성콩팥병의 진단 기준인 사구체 여과율(eGFR) 감소율이 줄어드는 효과도 관찰됐다. 이는 커피를 매일 마시는 건강한 성인의 사구체 여과율이 높다는 외국의 연구결과와 비슷한 맥락이라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사구체는 콩팥에서 소변을 거르는 최소 단위로, 사구체 여과율은 1분에 소변을 얼마나 거르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사구체 여과율이 60㎖/min/1.73㎡ 이하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연구팀은 커피와 신장 질환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지만, 커피 성분에 들어있는 항산화, 항염증 등의 효능이 신장 손상을 예방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냈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승혁 교수는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일수록 건강한 패턴의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거나 다른 질병이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만성콩팥병에 대한 예방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교수는 프림이 들어가는 믹스커피의 경우 신장 기능이 떨어진 만성콩팥병 환자들에게 인수치를 높여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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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믹스커피는 안좋군요. 이제부터 자제해야겠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