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질문에 답변 못하자 병 던지고 소리 지르며 회의장에서 쫓아내..
대한항공 측 "물 뿌린 적 없다" 고 부인했다가 사태 커지자 "조 전무가 물컵 던졌는데 컵이 엎어지면서 물이 튄 것" 해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35)가 광고대행사 직원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다.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또다시 갑질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것이다.
12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달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을 맡고 있는 A업체와의 회의 자리에서 광고팀장인 직원에게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는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사 팀장이 대한항공의 영국편 광고 캠페인과 관련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자 격노해 얼굴에 물을 뿌리고 회의장에서 쫓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피해 사실은 A업체의 익명 게시판에 잠시 게재됐다가 바로 삭제됐다고 광고업계는 전했다. 당시 게시판에는 "(조 전무가) 1차로 음료수가 들어있는 병을 던졌는데 안깨졌다. 그러자 분이 안풀려 물을 뿌렸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런 의혹은 광고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갑질 피해를 입은 A업체가 조 전무에게 사과를 했다는 점이다. 관련자들에 따르면 A업체 사장이 대한항공측에 사과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업체는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대한항공의 광고를 대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담당팀에 확인했지만 (맞다 틀리다) 말을 해주지 않는다. 광고업 특성상 광고주 관련 비즈니스 얘기는 안하는것이 불문율이니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반면,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시 A업체에 영국 광고를 위해 여러 곳을 찍어오라고 주문했는데 제대로 찍어오지 않았고 이에 흡족하지 못한 조 전무가 화를 낸 것"이라며 "조 전무가 회의하다가 직원에게 소리를 질렀지만 물이나 음료수를 뿌리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얼굴에 물을 뿌리는 행위는 폭행죄로 분류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서울중앙지법은 부동산 중개인과 말다툼하다 종이컵에 물을 담아 뿌린 혐의(폭행)로 기소된 주부 A씨에게 벌금 70만형을 선고한바 있다.
앞서 조 회장 장녀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44)은 대한항공 부사장 시절인 2014년 12월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난동을 부린 데 이어, 비행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을 내리게 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조현민 전무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검찰에 출석했던 지난 2014년 12월 17일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현아 사장과 조현민 전무의 갑질을 규탄하는 글과 함께 '대한항공 국적기 박탈해주세요' '대한항공 이름 및 기업로고 변경하게 해주세요' 등의 청원이 연달아 올라왔다.
이날 대한항공 주가는 전날대비 6.5% 하락한 3만3550원으로 장을 마쳤다.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역시 전날 보다 4% 하락한 3만1250원을 기록했다. 이들 항공주는 올 들어 원화 강세에 따라 당초 수혜가 예상됐다. 항공유 수입 비용이 줄고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오너 리스크가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화 강세에 따라 항공주들이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부각되고 있었는데 오너 리스크로 인해 대한항공 관련 종목들은 이날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 김희래 기자]
참... 집안교육 자~~알 시켰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