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구를 방문할 때 마다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해 민심 탐방에 이어 올해 새해 인사 첫 방문지로 보수진영의 본산인 대구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 8일 대구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대구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이번 지방선거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민심이 표출될 수 있는지를 바라보는 선거”라며 지방선거에서 보수 지지층의 집결을 호소했다.
하지만 홍 대표의 지지 당부는 오히려 TK(대구•경북)에서 당 지지율이 빠지는 역효과를 낳았다. 한국갤럽이 9~11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홍 대표가 대구를 방문을 하고 돌아간 뒤 한국당의 TK 지지율은 19%로, 전주(22%)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TK 지지율은 36%로, 전주(32%)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홍 대표의 대구 방문이 당 지지율에 마이너스 효과를 낸 것은 ‘셀프 공모’ 논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홍 대표가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에 공모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홍 대표의 대구 셀프 입성에 기가 막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에 대해 “대구에서 정치를 한번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번에 빈자리가 있어서 내려오게 됐다”며 “그러나 대구를 근거지로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지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다음 총선 전에는 지역구에 훌륭한 대구 인재를 모셔다 놓고 출마하도록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꽃길만 걸으려는 것”이라는 당내의 잇딴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지난해에도 홍 대표의 대구 방문 이후 당 지지율이 떨어진 사례가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16일 민심 청취를 위한 전국 투어 토크콘서트를 대구에서 시작했다. 그는 토크콘서트를 형식과 시간에 제한이 없는 ‘즉문즉답’ 형식으로 진행해 당 지지율 제고를 노렸다.
그러나 홍 대표의 의욕적인 대구 민심행보에도 당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홍 대표가 처음으로 토크콘서트를 시작한 대구·경북(리얼미터 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전주 대비 3.9%포인트 하락한 25.0%에 머물렀다. 이는 홍 대표의 ‘이중적 태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TK지역 영향력을 의식해 ‘친박 청산’에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선 후 당 대표가 되자마자 ‘박 전 대통령 출당’에 앞장서며 돌변했다. 홍 대표의 이런 태도에 대구 민심이 냉랭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홍 대표는 대구 토크 콘서트에서 작심한 듯 “대통령의 자리는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라며 “간과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으며 앞으로 당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해 직접 거론한 바 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홍준표가 민주당을 도와주네요 ^^ X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