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사람 형태로 제작된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에 시민권을 부여했다.
소피아는 25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진행 중인 국제 투자회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의 '생각하는 기계-인공지능과 로봇'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대담자로 나왔다.
사회자인 미국 언론인 앤드루 로스 소킨이 대화 도중 "이제 막 들어온 작은 소식이 있다. 로봇으로는 처음으로 사우디 시민권이 부여됐다"고 말하자 소피아는 "로봇으로서 시민권이 처음으로 인정돼 매우 영광이며 사우디 정부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름이나 목소리를 고려할 때 여성으로 분류되는 소피아는 아바야(아랍권 여성이 입는 검은색 긴 통옷)나 히잡을 걸치지 않았다.
사우디에선 외국인 여성이라도 공식 석상에서는 적어도 아바야는 입어야 한다.
FII 행사의 무대에 선 외국 여성들이 검은색은 아니더라도 통옷 형태의 긴 옷을 대부분 입은 점을 고려하면 소피아에겐 '특례'가 인정된 셈이다.
소셜네크워크에서는 이를 두고 '히잡과 아바야에서 면제된 유일한 사우디 여성', '마흐람(사우디 여성이 외출할 때 동행해야 하는 남성 가족)은 누가 될 것인가' 등의 비판적인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사우디 현지 언론들은 소피아에게 시민권을 준 것은 이 행사를 통해 사우디 정부가 야심차게 공개한 미래도시 네옴을 홍보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보도했다.
5천억 달러(약 564조원)가 투입돼 조성되는 네옴에서는 사람보다 많은 수의 로봇이 경비, 배달, 노약자 돌보기 등을 맡을 예정이다.
소피아는 홍콩에 있는 미국 로봇 전문회사 핸슨 로보틱스가 지난해 개발한 최신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달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회의에서 패널로 등장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인간의 62가지 감정을 얼굴로 표현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인간과 대화할 수 있다. 유명 배우 오드리 헵번의 표정을 참고해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개발된 로봇 가운데 사람과 가장 유사하고 심층 학습 능력이 있어 사람과 대화할수록 더 수준 높은 문장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미국 유명 토크쇼 '지미 팰런의 투나잇 쇼'에 출연해 진행자와 가위바위보를 해 이기자 "인류를 지배하기 위한 내 계획의 위대한 시작"이라고 말해 큰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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