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남편이 아내를 로봇처럼 조종하는 것 같았어요.”
살인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서울 중랑구 집 이웃들은 15일 동아일보 취재진에게 이영학과 부인 최모 씨(32)가 주종(主從)관계로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내 최 씨 자살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영학이 평소 아내를 학대했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주민 김모 씨는 “최 씨는 남편 말에 ‘찍소리’ 한 번 못했다. 늘 기운이 없고 기계적으로 명령을 따르는 로봇 같았다”고 말했다. 식당 주인 이모 씨는 “이영학이 아내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손가락질로 뭔가를 시키는 장면을 자주 봤다”며 “무거운 짐을 드는 것도 언제나 아내 몫이었다”고 했다.
주민 이모 씨도 “이영학이 자동차 튜닝(성능개조)을 하는 모습을 자주 봤는데 최 씨는 남편 옆에 공구를 들고 멍하니 서 있다가 뭔가 지시를 들으면 황급히 건네곤 했다”며 “최 씨가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낯빛이 어두웠다”고 전했다. 미용실 원장 구모 씨는 “세 가족이 함께 다니는 걸 보면 이영학이 항상 앞에 서고 딸과 아내가 멀리서 뒤따랐다”고 말했다.
최 씨가 남긴 A4용지 4장짜리 유서에는 최 씨가 초등학생 때 동급생들에게 성폭행당한 이후 양아버지, 이웃 등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은 “최 씨가 어려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면 남편의 일상적 학대를 피해로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영학의 최 씨 자살 방조 혐의와 함께 성매매 알선, 기부금 유용 혐의 등을 수사하기 위해 15일 전담팀을 꾸렸다.
최 씨가 자살 전날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이영학 모친의 동거남 A 씨(59)는 14일 경찰에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았다. 최 씨는 고소장에서 “총기 위협에 못 이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엽총 등 총기 5정을 발견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였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특교 kootg@donga.com·이지훈 기자
참 무서운 놈이네요... 모든 범죄가 밝혀져서 남은 인생 감옥에써 보내기를...